재밌었자나.. 쿨한척하긴.. - 라푼젤 영화, 나부랭이

한두개 집어 먹다보면 못 먹겠다 싶은게 몇 있는데 새하얀 생크림 케익, 크리스피 도넛, 그리고 디즈니 애니메이션(?).

픽사는 거의 미친듯한 애니메이션을 찍어내며 선전중이다. 윌E 쯤에서 끝날 줄 알았던 감동의 파노라마는 UP에 이어 토이스토리3까지 내 눈물 콧물을 죄다 뽑아버릴 기세로 풀 라인업 가동중이다. 드림웍스는 예의 썩소 캐릭터들이 안티 컬처와 메인스트림 무비에 대한 패러디로 연명하더니 이젠 약발이 다 된듯한 모습이다. 뭐~~ 재기할테지!! 가장 기대되는 것 역시 마블코믹스. 일단 나는 그닥 오탁은 아니지만 어벤져스로 갈무리 되어질 그 대단원이 벌써 흥미롭다. 평작 수준에 못 미치는 영웅 시리즈가 나오고 있음에도 이 징검다리들은 본문을 자극시키는 서평마냥 오탁들의 마음을 봄처녀처럼 설레게하긴 충분하다. 다만 아쉬운건 왜 '어벤저스'를 조스웨던 같은 인물이 연출을 하는겐가? 모르겠다. 암튼 조스웨던 화이팅!! 아 좀 이러면 재미있을 것 같다. 이왕 이렇게 된거 어벤저스 마지막 쯤에 DC쪽 히어로들이 난입하며 영화를 끝내는거.. 예전에 RAW가 막 스맥다운에 난입하고 이런거 재미있었는데. 그리고 요새 침체기에 빠진 WWE를 근근히 먹여살리는 것도 간지나는 악역집단 넥서스의 꼬장식 난입인데 말이다. 암튼 돈많은 할리우드에서 온갖 버라이어티한 시리즈를 뽑아내주면야 입던 빤스도 내릴 오탁들이 부지기수다.

<영화의 주요공간중 하나인 왕과 왕비가 사는 성.
프랑스의 몽셀미셸과 많이 닮앗다.
디즈니의 영화도 바다에 떠있는 성마냥 얼척없지만 환상적이다.>


자 잡문은 이제 그만. 라푼젤로 돌아와서. 이 영화 재밌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먹다보니 느끼하고 필요이상으로 달달해져서 빠르게 돌려보았다. 유치한걸 굳이 유치하다고 말하는게 가장 유치한 짓이다. 그렇다. 맞다. 영화의 외피를 확인하고 불필요한 습성들은 무장해제하고 봐야하는 영화임에도 어떤 잣대들을 들이미는건 옳지않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훌륭하다. 딱 괜찮은 지점까지는 괜찮다. 필요이상으로 발랄한 여주인공과 그의 애완동물, 구원자, 구원자의 동료, 악인. 딱 필요한 만큼의 재료를 끌어와 1시간 반에 맞춰놓고 갈등의 심화부터 해결까지 한치의 오차없이 구현해낸다. 디즈니의 전형적인 스토리 패턴에다가 드림웍스가 까댔던 부분들을 인정하며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풍자하고 비꼬기도 한다. 여주인공의 캐릭터라던지 주변인물들이 만들어내는 개그와 코믹 시퀀스들은 드림웍스의 냄새를 살짝 풍기기도 한다. 뭐 지들끼리 지지고 볶고 해봐야 해피엔드로 마무리될 에니메이션의 관성은 뻔하긴 하지만 말이다. 어쨋든 이들은 내 돈 만원이 아깝지않게 하는데는 탁월한 재주가 있는 이들이 아닌가? 만약 모니터가 아닌 3D 아이맥스로 봤으면 입 떡 벌어졌을 만한 장면들과 시나리오의 비약조차 커버하는 환상적인 그래픽들은 스토리를 불식시키고 선명한 이미지와 로맨틱한 감정을 낳게 해준다. 결국 대화면으로 마주한 이 애니메이션은 환타스틱했을테다. 나이브한 결말도 단것에 싫어하는 편식스런 입맛을 가진 이들이 아니라면 충분히 허용가능한 수준이고, 낙천적인 캐릭터들도 따뜻하게 묘사되어있다. 이제는 당연하게 사용되는 영화적인 카메라워킹과 편집법, 또 빅클로즈(애니메이션에서도 어느새 인물의 큰 크로즈업을 잡기시작했는데 이젠 애니메이션 캐릭터들도 충분히 감정연기를 하고 있다고 보여지는 수준의 기술력이다)를 잡아도 이질감이 들지않는 캐릭터들의 표정과 조명의 디테일암부까지 캐치하는 그래픽을 보고있자니 과연 사람이 영화현장에서 하게될 일이 이제 뭐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보이게만 찍어오세요' 라고 말하는 색보정 기사들의 농이 구라가 아닌듯 하다.


이젠 에니메이션이 어린아이들만 보는 준교육용 영상에서 벗어나 어른들도 함께 즐기는 매체가 되었다. (물론 일본 망가는 제외) 그런 와중에도 디즈니는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 어쩌구를 위한 본분에 가장 힘쓰는 곳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이 영화에서도 그런점들이 쉽게 포착된다. 일단 부모는 아이의 장래를 위해 뛰어넘어야 할 대상으로 설정 되어있다. 엄마는 세상에대해 겁을 주고 성에 가두어 살게하지만 아이들은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그들 뛰어넘고 성장해야한다. 특히 어린 딸을 질투하고 젊음을 욕망하는 엄마의 모델은 정말 많은 영화에서 되풀이되는 소재이고 그 것을 벗어나는 방법은 항상 사랑하는 남자를 찾아내는 것이다. 엘렉트라 컴플렉스고 뭐고...blah blah~~ 그리고 엄마에 대한 분노가 자칫하면 죄책감으로 변모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엄마는 계모이다. 그리고 집 (부모)를 벗어나 여행을 하고 자아를 형성해 가는 과정이 지루하게 보여진다. 자신의 본래성 (흔히 공주나 왕자, 개구리는 왕자가 된다거나 미운오리가 백조가 된다거나)을 획득하게 되고 어린아이는 성장하게 된다. 미래는 불확실성을 감추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마무리 된다. 밑에 블로깅한 글에서는 현실 직시 어쩌구라고 싸질러 놓았지만 어린아이에게까지 현실의 비정함을 가르칠 필요는 없다. 드림웍스는 디즈니의 낙천적 결말과 병맛나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가 배알이 꼴렸을거다. 그러나 동화의 본래 목적은 아이들의 심리적 안정감과 건강한 성장을 돕는 것이지 세상 살아봐야 좆 같은 거라고 미리 겁주는 것이 아니다.. 어차피 환상은 나이가 들며 깨질 것이고, 그것을 미리 체험시키는건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만 줄 뿐이다. 뭔가 어린이날 기념 포스팅이 되어가고 있다. 근데 내 경우도 애들이 깝치고 지랄하고 떼쓰고 돌아댕기고 정신사납게 하는게 너무너무 싫지만 그들에게 함부로 말을 못하는게, 얘들은 정말 하찮은 것에도 상처를 받고 평생 안고 가기 때문에다. 난 5살때 유치원 여선생에게 심하게 꾸중듣던 그 때의 기억을 아직도 갖고있다. 그 때 받았던 무안함과 두렵움이 얼마나 컸던지 지금도 가끔 그 장면이 생각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은 좋은 것 예쁜 것만 봐야한다.  뭔가 어린시절 트라우마를 극복하자는 포스팅이 되어가고 있다. 디즈니의 착한 결말과 가슴 훈훈해지는 이야기가 식상해진건 이미 때묻은 어른들의 투정일테고 눈맑은 꼬마아이들은 순진무구한 얼굴로 영화를 마주할 것이다. 현실은 뽀통령님이 대세지만 말이다.

어쨋든 디즈니는 원래 갖고 있던 동화와 클래식한 스토리진행에다 최신식 3D기술을 합쳐서 또 괜찮은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내었다. 중반부터는 '쳇 이게 뭐야 유치하게' 하며 막 까고 싶었지만 어쩌겠나? 이렇게 잘 찍는데.. 군더더기 없는 날씬한 한방. 재밌다


                                                         
<디즈니 캐릭터들도 썩소를 짓기 시작했다.>





덧글

  • lyh1999 2011/05/09 17:05 # 답글

    마지막 문장이 제대로 한방이네요.
    슈렉이 드림웍스의 디즈니 패러디라면 라푼젤은 디즈니의 슈렉 패러디 같습니다.
  • 개짖는소리 2011/05/09 19:53 #

    이제는 거의 혼성모방 ..ㅋㅋ 근데 태클은 절대 못 걸고 . 서로 너무 많이 베끼니 건들여봐야 서로 불이익인거 아니까.. 그래서 요새 베끼기 시장은 그들만의 독자적 안정망을 설립한듯 특히 대중음악은 낯뜨거울 정도죠..
  • 잠본이 2011/05/10 00:00 # 답글

    확실히 애들에겐 좋은것만 보여줘도 모자랄 마당에 그 좋은것을 찾기가 참 어려운 세상이 되었죠 T.T
  • 개짖는소리 2011/05/10 02:02 #

    게다가 요새 얘들 만만치 않죠~~ 초딩들끼리 카페도 오더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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